[창업을 고민하는 당신에게➄]카페 이름, 성공의 지름길일까?
이번에 생각할 점은 카페 네이밍이다. 카페 이름은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성공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천가지 음식료를 맛보고,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해 자신만의 콘셉트를 카페에 녹여내는 것이다. 네이밍은 카페의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확실한 것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창업자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것은 창업 성공이지 예쁜 카페이름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카페 콘셉트에 잘 맞는 별명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사를 참고하길 바란다.
안정적인 카페이름을 지을 때 기억해야 할 세 가지
'간결하거나, 일상적이거나, 상징적이거나'
➀간결함: 스타벅스-할리스커피-이디야-엔제리너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이름은 간결하고 발음하기 쉽고 안정적이며 단순하다. 덕분에 처음 읽고 듣더라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가령 낯선 동네에서 길을 물어볼 때, “횡단보도를 건너서 쭉 골목길로 가시다가 좌회전을 하고, 100m 정도 가다가 우회전을 하면 스타벅스가 보일거에요” 라고 길안내를 해준다면, 중간에 어떻게 가야할지를 설명해주는 이야기는 까먹어도, 스타벅스라는 단어는 뇌리에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따진다면 사람들이 부르기 쉬운 간결한 이름을 선택하는게 옳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기업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시킨 이름들이기 때문에, 좋은 단어들은 이미 선점됐다.
➁일상적: 일상적이고 친숙한 단어로 구성됐으며, 경우에 따라 비표준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창업에 성공하고 사업을 확장할 때 한계에 부딪힌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여성 쇼핑몰 업체 중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한 ‘스타일난다’라는 브랜드는 쇼핑몰 느낌이 강한 이름 탓에 명품 브랜드로 탈바꿈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➂상징적:오너 본인의 상징성을 반영시키는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업계에서 유명한 블루보틀의 경우, 창업 당시부터 거대 기업을 목표로 하지않았다. 블루보틀 커피의 오너인 제임스 프리먼의 예술적인 감각을 담은 파란물병 심벌은 처음에는 다소 엉뚱해보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나 바리스타 교육 등 카페 전반에 잘 녹여낸 덕분에 성공했다. ‘빽다방’ 역시 ‘백종원’이라는 오너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와닿는 이름이다.
독창적인 카페이름을 지을 때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유머러스하거나, 실험적이거나'
➀유머러스함 : 일상적인 느낌의 이름에 유머러스함을 더한 경우다. 퍼스트 펭귄, 마피아 키친, 웃긴 카페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수천가지의 단어들.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면서도 호감이 가는 이름이다. 혹은 일부러 유명한 카페 이름을 패러디식으로 흉내내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예를들어 간혹 창업자중엔 블루보틀 커피를 겨냥해서 레드보틀 커피, 엔제리너스 대신 데빌리너스를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어설프게 흉내내면 망한다. 재미도 좋고, 다 좋지만 본질적인 그 카페만의 콘셉트를 자연스레 녹여낼 수 없다면, 추천하기 어렵다. 괜시리 아류작의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가령 ‘스타플레이스’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면, 스타벅스와 비교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비슷한 단어를 무작정 피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따라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➁실험적 : 어렵고 독특하고 난해한 이름을 선호하는 창업자도 많다. 성공할 자신이 있어서 어려운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독특함’이 좋아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험적인 이름의 장점은 잘 먹히면 굉장히 독특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름’만 독특한 경우가 허다하다. 고객들은 카페에 이름을 즐기러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음료, 인테리어, 브랜드 등 모든 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가령 길을 걷다가 이름이 이색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이라 들어갔는데 평범한 카페라면, 큰 기대없이 들어간 보통 카페보다 매력이 금방 사라지지 않겠는가? 실험적인 이름을 하고 싶다면 매장이나 브랜드 전반에 독창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실험적인 느낌의 카페 콘셉트은 물론, 다른 카페와 차별되는 독창적인 음료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저 단지 예쁘고 특이하다는 생각에 실험적인 단어를 선택하지 마라. 아무 의미 없다.
결론
가장 추천하고 싶은 건 이왕이면 일반적으로 가길 바란다. 유머러스하거나 실험적인 이름은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거듭 말하지만, 카페 이름에 성공여부가 달린 것은 아니다. 그냥 이름일 뿐이고, 이름 때문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타벅스나 엔제리너스의 이름이 이상하다는 사람은 없다. 문법에 맞지않는 카페 이름이라도, 추후에 창업에 성공한다면 잘된 브랜드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카페 콘셉트에 잘 맞는 별명을 지은다고 생각하고, 전체적인 맥락에 집중하길 바란다.
사소한 소품에 벌써부터 큰 공들을 들이지 말아라, 중요한건 ‘본질’이다.
카페로고는 ‘군더더기 없네, 나쁘지 않네’로 충분하다.
창업주들 중 로고에 목숨거는 경우가 많다. 최초의 시각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고는 군더더기 없이 나쁜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눈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것들은 모두 변하기 마련이다. 지금 막 카페를 오픈하는 창업자가 볼 수 있는 범위와, 10년차 창업주가 바라볼 수 있는 범위는 너무나도 다르다. 카페가 성장하고 카페의 성격이 정해지면, 로고뿐만 아니라 접시, 소품 등에도 관심이 가게된다. 심지어 창업 전 손님들에게 제공할 빨대를 검정색으로 할지, 투명한 색으로 할지 고민하는 창업자도 많다. 컵 홀더에 디자인을 입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컵 홀더에 그려진 양 얼굴을 보고 발그레한 볼로 할 것인지 결정하기위해 몇 십 시간을 상담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지엽적인 것보다 커피 메뉴, 맛, 내가 정한 콘셉트에 맞춰서 카페가 잘 꾸며지고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작단계부터 사소한 것에 너무 집착하면 안된다. 전체적인 흐름, 본질적인 흐름에 집중해야만 한다.
글- 한영선기자(sun@coffeetv.org)
이존서 로이스디자인 연구소 대표 서울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과와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친환경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존서 대표는 2009년 로스팅&브루잉 전문점인 ‘로이스커피(Lois Coffee)’를 오픈하여 식음료시장에 첫 발을 들여놓았고, 이후 창업과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디자인하고 만드는 브랜딩&디렉팅 회사인 ‘로이스디자인연구소(LoisDesignLab)’를 설립해 100여개의 매장과 식음료 브랜드를 오픈시켰다. 저서로는 <그 카페는 어떻게 3개월 만에 단골 1000명을 만들었을까?>가 있으며, 디렉팅한 브랜드로는 , <나의제주, 보물섬>, <서쪽하늘에 빛나는 별다빈>, , <은유다방>, , <살팥난집>, <동굴삼겹살>, <우도래요^^>, <카페꽁빠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