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를 알아야 추출도 잘한다 허니 프로세스 편
허니 프로세스 커피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단맛과 균형 잡힌 과일 베이스의 산미가 어우러져있다. 내추럴 커피 보다는 플레이버가 약한 느낌이지만, 깔끔하고 분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데 장점이 있다. 그래서 첫 등장 이후로 꾸준하게 로스터와 바리스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프로세싱을 안다는 것은 그 커피가 가진 성격을 파악하는 일종의 표지판이 되기 때문에 로스터는 물론이고, 바리스타도 이에 대한 기본지식은 제대로 공부해둘 필요가 있다. Perfect Daily Grind의 기사를 통해 허니 프로세싱에 대해서 A-Z까지 알아보자.
왜 허니 프로세싱이라고 부르는가?
커피 가공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내추럴, 워시드, 허니. 내추럴은 커피를 수확한 그대로 말리는 방식, 워시드는 겉껍질을 벗기고, 발효를 통해 점액질(뮤실리지)를 제거하는 방식, 허니는 그 중간쯤 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허니 프로세싱은 커피 체리의 겉부분을 벗기고, 뮤실리지 부분만 남겨 건조한다. 허니 프로세싱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제조할 때 꿀을 사용하거나, 커피 맛에서 꿀과 같은 느낌이 난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름에서 오는 단순한 착각이다. 말리는 동안 겉면의 뮤실리지가 수분이 날아가면서 꿀과 같이 끈적해 지기 때문에, 허니라고 하게 부른데서 유래했다.
허니 프로세싱 인기의 이유
허니 프로세싱은 본래 코스타리카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 곳 커피농부들의 콩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전부터 시도해오던 방법이다. 그러다 점차 커피의 맛이 알려지면서 다른 국가에도 같은 방식을 도입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럼 왜 코스타리카의 농부들은 이런 제조법을 시도했느냐. 농부들도 커피로 생계를 잇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신의 콩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해, 높은 수입을 올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품질을 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지에서 품질을 올리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는데, 첫째, ‘가공법을 변경한다’, 둘째, ‘키우는 나무의 종을 바꾼다’ 셋째, ‘농장의 토질을 바꾼다’. 즉, ‘농장을 이사한다’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근데 이는 우리가 추출을 할 때, 분쇄량이나 분쇄도를 바꾸기전, 추출량, 압력, 온도를 조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일 손쉽게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향을 선호한다. 농장의 위치를 바꾸거나, 나무의 종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큰 공사가 되기에 주로 가공방식을 통해서 품질을 올리는 것을 택한다.
허니 프로세싱의 섬세함
허니 프로세싱의 작업과정은 매우 섬세하며,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을 요한다. 그래서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허니 프로세싱의 첫 단계는 먼저, 잘 익은 체리를 선별해 수확한다. 그리고 이 체리의 겉껍질을 벗겨 뮤실리지층만 남긴다. 커피 체리의 뮤실리지가 허니 프로세싱의 핵심이다. 이 안에 당분와 산미가 풍성하게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건조되는 동안 응축되어 생두안에 그대로 스며들게 된다. 다음 순서는 높은 생두 퀄리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건조’다. 건조한 생두는 최적의 타이밍에 거둬들여야 하는데, 덜 말리면 뮤실리지 맛이 덜 배이고, 너무 오래 말리면 곰팡내 나는 커피가 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그럼 건조의 최적의 타이밍이란 과연 언제일까? 이 최적의 타이밍을 맞추려면 섬세한 관리가 먼저 요구 된다. 커피를 말리게 되는 드라잉 배드나 콘크리트 슬라브를 꾸준히 관리하면서 매 시간마다 커피가 수분을 유지하도록 잘 섞어 주어야한다. 그리고 최대 1주일 정도는 건조대를 흔들어 커피를 움직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허니 프로세싱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새벽공기를 통해서 수분이 흡수되고 다시 아침에 마르기 때문에 건조 과정을 마치는데 굉장히 오랜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이를 마치면 다른 커피와 같이 탈곡과정을 거쳐 로스팅하게 된다.
‘옐로우’, ‘레드’, ‘블랙’의 차이는 무엇일까
세 가지 공법은 뮤실리지의 양과 건조시간에 있다. 뮤실리지의 양에 비례해 건조시간이 결정되는데, ‘옐로우 허니’는 뮤실리지가 약 25% 남은 채로 건조한 것이다. ‘레드 허니’는 50%의 뮤실리지가 남아있고, ‘블랙 허니’는 뮤실리지를 하나도 손상시키지 않고 껍질만 벗긴 채 건조시킨 것을 가리킨다. 고로 옐로우에서 블랙으로 넘어갈수록 건조시간도 길어지고 관리도 까다로워진다.
이 세 가지중 우열을 가리자면, 커피의 맛이 가장 좋은 것은 ‘블랙 허니’라고 할 수 있다. 뮤실리지기 많이 남아있을수록 맛이 더욱 진하고,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옐로우나 레드를 왜 생산하는 것일까? 품질 개선을 위해서만 허니 프로세싱을 한다면, 블랙만 생산하는 것이 맞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농부들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도 생산능력을 계산하게 된다. ‘블랙 허니’만을 생산하려면 ‘옐로우 허니’에 비해 2배 이상의 드라잉 배드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건조하는 커피를 돌볼 더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바이어가 블랙허니를 구매할만큼의 자금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커피생산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다.
이런 차이를 학습하는 것은 소비자를 위해 좋을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나 로스터의 커피 커리어에 큰 밑바탕이 된다. 바리스타들은 고객에게 그들이 마시는 커피에 대해 설명해 주는 일은 고객이 다시금 매장에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늘 마신 내추럴 에티오피아와 저번 주에 마신 인도네시아 커피의 차이를 알려주는 바리스타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사람들은 무엇이든 더 배우고 싶어 한다. 만약 이런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라면 언제든 고객들은 그 카페를 신뢰하고 다시 찾게 된다.
로스터라면 좀 더 나은 블랜딩을 하기 위해, 각각의 콩의 지역, 고도, 가공법 등 재배되는 환경에 대해서 잘 알아두어야 한다. 이는 생두의 맛을 결정 짓는 수많은 요인들이기 때문에 이를 잘 알아둔다면, 자신만의 커피를 만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 또한, 커피를 허니 프로세스 커피를 구매할때는 반드시 맛을 보는 것을 잊지말자. 당연한 것이겠지만, 허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Source: Perfect Daily Grind